또 파나소닉사에서 만든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샀다는 자랑을 본의 아니게 하게 됩니다.
20세기 딱 중반에 만들어진 이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21세기 초반을 지나가는
이 시점에도 계속 생산되고 있다는게 신기해서 충동 구매 하긴 했지만
그 덕에 요즘 매일 매일 잘 듣고 삶의 여유를 약간은 느끼고 있습니다.
이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등장은 라디오 수신기가 더 이상 무겁고 휴대해 다니기 힘든 물건이 아니게 만드는 결정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가정용 콘센트가 아닌, 배터리로만 오랜 시간 동안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일본 (주)동경통신공업(SONY의 전신)이 생산한 TR-63 모델로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어 패전국 일본의 본격적인 대미 수출에 기여하는 이변도 발생한다. 각종 미디어 산업도 중소 규모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하게 되는 커다란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진 것이다.
트랜지스터가 뭐냐고요
진공관을 이용한 라디오가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인 1925년, 캐나다 물리학자인 릴리엔펠드라는 사람이 지금의 전기장 효과 트랜지스터(FET)와 유사한 특허를 출원합니다. 하지만 그는 특허와 연구 논문을 단 한 건도 공개하거나 출판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실제로 그런 장치를 만들었는지도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비슷한 특허는 유럽과 미국 각국에서 계속 출원되었고, 우리가 알고있는 트랜지스터는 1947년에 그 유명한 미국의 전화회사 AT&T(American Telephone and Telegraph Company)의
벨연구소(Bell Labs) 소속 고체 물리학자 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
월터 브래튼의 세 사람이 금으로 만든 두 개의 전극을
게르마늄 결정에 접촉시킬 때 입력된 신호보다 출력된 신호가 커지는 현상을 토대로 세계 최초의 쌍극자 접촉 트랜지스터(Bipolar point-contact Transistor)를 발명해 만들었습니다.
트랜지스터 발명자 3인 (출처 : 네이버)
앞에서 시계방향으로 윌리엄 쇼클리(William Shockley), 존 바딘(JohnBardeen), 월터 브래튼(Walter Brattain)
3인의 공동 연구는 195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됩니다. 당시 AT&T의 특허전문가와 변호사는 캐나다에서 나온 릴리엔펠드의 특허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므로 그것을 피해 새로운 발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외에도 당시에 진행된 세계 각국의 유사한 발명과 특허는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누가 먼저 상용화에 성공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었고, 이에 대한 새로운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최초의 실리콘 트랜지스터는 벨연구소에서 일했던 고순도 결정 성장 전문가 고든 틸이라는 사람이 1954년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에서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전자산업은 새로운 진화의 단계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었습니다. 앞 서 봤듯이 진공관은 부피가 크고 제조에 많은 자원과 에너지가 소모되었지만, 실리콘 트랜지스터는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할 수 있는 디바이스였습니다.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등장
쇼클리, 바딘, 브래튼
등이 특허를 획득하자마자, 그들이 속해 있던 AT&T
벨연구소는 1948년 6월 30일, 곧바로 공개 뉴스 콘퍼런스를 개최합니다. 그들이 그 자리에서 시연한 것은 다름 아닌 트랜지스터 라디오(transistor radio)였습니다. 이 세 사람이 이 컨퍼런스 덕분에 1956년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처음 만든 것은 일본의 소니(SONY)라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인류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는 1954년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I.D.E.A.(Industrial Development Engineering Associates)가 공동 개발한 리젠시 TR-1(Regency TR-1)이란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의 상용 제품을 시판하게 되면서입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I.D.E.A.가 공동 개발해 상용화한 인류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 리젠시 TR-1의 광고.
(출처 : http://www.regencytr1.com/ 현재는 없습니다.)
크기는 가로 7.65센티미터, 세로 12.7센티미터, 두께 3.175센티미터, 무게가 340그램입니다.
당시 가격은 49.95달러(현재 시세로 약 400달러)였으며, 오늘날 9볼트 사각형 전지보다 조금 큰 22.5볼트 사각형 배터리를 사용했습니다.
이 모델은 현재도 꽤 많이 존재하며, 배터리도 구입할 수 있고 애호가들에게는 정말 귀하게 취급받는 제품입니다.
당시엔 FM방송이 인기가 없어 AM 라디오로만 출시되었습니다. 작은 스피커가 달린 덕에 휴대할 수 있는 크기여서 출시 12개월 만에 10만 대 정도가 판매되었고 1956년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총 15만 대 정도가 팔렸습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당초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와 계약하려고 접촉을 시도했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아 결국 인디애나폴리스시에 위치한 작은 기업인 I.D.E.A.와 합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전자산업 발전의 계기
현재 일본 SONY사의 전신인 (주)동경통신공업의 공동창립자 중 한 명인 이부카 마사루(井深大)라는 사람이 1952년 미국을 여행하면서 미국 AT&T가 트랜지스터의 기술 라이선스를 판매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일본 통상산업성(통산성)을 설득해 트랜지스터 기술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원 받게 됩니다.
Sony사의 TR-55 (출처 - https://www.sony.net)
이렇게 해서 1955년 8월, 동경통신공업이 개발한 TR-55 라는 모델이 미국 시장에 출시되면서 일본 전자산업의 대미 수출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TR-55는 홍보 부족으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1957년 출시한 TR-63이 9V 사각형 건전지를 사용해서 앞서 말씀드린 미국에서 만든 리젠시
TR-1 제품보다 약간 작고, 가격도 낮아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Sony TR-63 (출처 : https://www.ifixit.com)
이 TR-63 제품은 1957년 한 해에만 10만 대를 판매한 히트작이었습니다.
TR-63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의 대형 가전업체인 도시바(Toshiba)와 샤프(Sharp)가 자체 모델을 수출하기 시작해, 1959년 한 해 동안 600만 대의 일본이 만든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미국에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트랜지스터는 미국이 발명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힘겹게 생활하던 패전국 일본이 교전 상대국이던 미국 수출을 선도하며 전자산업의 부흥을 가져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죠.
이런 배경 덕에 현재도 중장년층 미국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제 소니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최초의 휴대용 라디오로 기억할 정도입니다.
물론 지금도 소니사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중국산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죠.
라디오 전성시대
1970년대 이후 흑백 TV가 보급되기까지 한국에서 라디오는 일상생활에서 뉴스와 오락의 전부였습니다.
금성사에서 만들어진 초기 트랜지스터 라디오 모델들
금성이 1960년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생산했지만 휴대용이 아니었습니다. 쌀 한 가마니 가격이 넘는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들고 다닌다는 건 정말 보기 힘든 일이다.
우리 할머니가 2000년 돌아가실때까지 품에 끼고 계셨던 할머니에겐 보물같았던 라디오와 동일한 제품
FM방송
1930년대에 미국의 에드윈 암스트롱에 의해 개발된 라디오 방송 방식입니다. 불행히도 암스트롱은 기존 방송업계의 기득권에 밀려 힘겨워 하던 중 1954년에 투신자살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초창기 FM방송은 당시 수신기 기술력의 문제로 튜닝이 불안정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하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된 1970년대부터 해외에서는 FM방송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습니다.
원래 초창기 FM방송은 54MHz 이하의 VHF low 밴드 대역에서 쓰였으나 잡음 문제, TV채널, 군통신 등 타 대역과의 중첩 문제 등으로 VHF low 대역과 high 대역 사이에 있는, 오늘날의 88-108MHz 대역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경우 혼신 방지를 위해 88~108MHz 사이에서 200kHz씩 나눠서 사용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87.5~108MHz 사이에서 100kHz씩 나눠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의 경우 50kHz 단위로 나누어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는 원래는 OIRT 대역에 속하는 65.00MHz부터 74.00MHz까지 30kHz씩 나눠서 FM 라디오 대역으로 사용해왔는데 요즘은 국제 표준인 87.5~108MHz 대역도 혼용하고 있다. 참고로 뉴질랜드는 87.5MHz~110MHz대역을 사용합니다.
일본의 경우 76~95MHz 사이에서 100kHz씩 나눠서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서 자랑한 저의 라디오와 같이 수출용 제품 말고 일본 내수용 FM라디오는 한국에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예전에 일본산 카오디오를 좋다고 얻어서 거금들여 장착하고는 SBS FM을 듣지 못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금성사에서 최초의 국산 라디오수신기를 만들던 시대에만 해도 때에만 해도 라디오 수신기에는 지금처럼 가장 많이 자주 듣는 FM주파수는 표시도 안되어 있었고 AM방송이 사용되는 중파(MW)와 단파(SW) 방송밖에 없었습니다.
FM방송이라 함은 주파수변조(Frequency Modulation) 방식을 사용한 방송으로서 보통 FM 라디오 방송이나 아날로그 TV 방송의 음성부를 가리키며, AM방송(MW, SW)에 비해 음질이 깨끗하고 기상 조건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 암반 위주의 지형, 콘크리트 건물이 많은 한국의 지리적 환경과 궁합이 좋아서 언론통폐합 직후 일찌감치 한국의 라디오방송은 FM위주가 되었고 최근에 개국하는 라디오 방송국들도 대부분 FM방송들 입니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가 내장된 휴대용 워크맨이 보급되면서 FM라디오의 수요 또한 눈에 띄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손바닥에 들어오는 라디오는 운동, 여행, 등산, 낚시 등의 야외활동에서 라디오 매체에 대한 충성도와 청취 시간을 비약적으로 늘려 주는 역할을 했고 그 결과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좋아하면 음악공연을 보러가게 되고 LP 레코드나 테이프, 80년대 이후에는 CD등 다른 매체로까지 소비가 늘어나는 좋은 수단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향은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고, 결국 돈을 주고 음악을 듣는 산업, 즉 대중음악산업의 활발한 성장을 앞당겼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다른 선진국보다는 늦었지만, 미국 팝음악을 중심으로 한 신선한 문화적 충격은 1980년대를 청소년으로 보낸 우리같은 세대에게는 오랜 추억으로 남고 있습니다.
이 후 90년대와 2000년대를 살게 되면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라디오 방송 주파수에 곡의 정보나 기타 라든 유용한 정보를 같이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유럽에서는 RDS 등의 발전된 라디오의 형태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와 마이컴 기술의 발전은 자동으로 라디오의 방송을 선국해주서 주파수를 저장두고 빠르게 방송을 들 을 수 있게되고 디지털튜너를 이용해서 보다 좋은 음질을 들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기술은 차량용 라디오에서 운전 중 간단하고 편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라디오 제품에서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라디오 모듈
이 작고 편리한 디지털 라디오 모듈들은 다른 가전과의 조합을 쉽게하고 라디오를 우리 생활에서 아주 싼 가격으로 디지털 튜너칩이 내장된 작고 예쁜 라디오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이 발달한 요즘은 CBS라디오의 레인보우나 KBS의 콩, SBS의 고릴라 그리고 MBC의 미니 등 다양한 종류의 라디오 방송 application들이 개발되어 무료로 보급되고 있으며 이들 앱을 통해서 라디오 방송을 듣거나 라디오 스튜디오의 방송광경도 동시에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생활이 달라지고 발전하는 통신기술때문에 라디오가 필요없는 시대가 올것 같지만 오히려 각 방송사들은 이 라디오 방송에 대해서 점점 더 많은 투자를 해서 보다 좋은 음질과 양질의 컨텐츠를 더 늘리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라디오를 계속 들을 수는 있을것 같습니다.
이상 라디오에 대한 간단한 정리 및 짜집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uvoton사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 emWin 솔루션에 대한 소개 (2) | 2019.03.26 |
---|---|
NuMaker-PFM-NUC472 IoT 개발 보드 소개 (0) | 2019.02.19 |
라디오에 대해서(1) - 광석에서 진공관까지 (2) | 2019.02.13 |
GPS위성 위치정보 - NMEA (National Marine Electronics Association) - 2편 (0) | 2019.01.29 |
GPS위성 위치정보 - NMEA (National Marine Electronics Association) - 1편 (0) | 2019.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