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라는 말을 들으면
“별이 빛나는 밤에”,
“안녕하세요. 두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
하는 그런 멘트나 최근(?)에는
“잘자요~” 라고 하는 성시경의 느끼한감미로운 멘트가 생각납니다.
나는 라디오키드로 자라온 아저씨입니다.
몇학년으로 호칭하기 시작하는 5학년 앞반입니다.
나의 학창 시절,
이상하게도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던 시기에
같이 놀던 친구들은 007전자키트를 만들고
516회로집이나 815회로집을 바이블로 여기는 그런 친구들이 몇 명 있었습니다.
LED가 번갈아 가면서 깜빡이던 윙커나 9V건전지로 사람을 까무러치게 만들었던 감전기,
그리고 새소리 챠임벨을 만들던 친구들이
저항의 색 띠를 읽고 세라믹이나 마일러 콘덴서의 값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고
납땜이 좀 능숙해지면
트랜지스터의 개수가 몇 개인가로
그 이름을 따지던 2석이니 3석이니 하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었습니다.
007키트 AM라디오 (출처 - 초록녹차님 블로그)
몇일간의 준비와 구입(수업땡땡이 후 종로행),
그리고 또 한 이틀간의 치열한 납땜질을 거쳐 조립이 끝났습니다.
라디오는 아무런 소리도 내보내지 않고 전원 껏다 켰다 하는 띡띡 소리만 들려줄뿐입니다.
좌절감과 먹먹함에 죽은자식 뭐 만지듯 인두로 여기저기 다시 지지고 부품을 떼어내고
다시 붙이고 하다가 천신만고 끝에 지직 거리는 소리가 나고 바리콘을 돌렸을때 방송이 들리게 되면 그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007키트 조립설명서 (출처 - 초록녹차님 블로그)
그렇게 얻게 된 나만의 AM 라디오를 방송이 잘잡히는 방향으로 돌려가며 듣다가
로드안테나를 쭈욱 잡아뽑을 수 있는 뽀대나는 아버지가 새로 구입하신
Sweico 라디오 카세트의 FM라디오의 깨끗한 음질에 반하고
고등학교때 헤드폰을 꽂으면 양쪽 귀를 입체적으로 울려주던 스테레오 방송의 신기함에 푹 빠져
학창시절 내내(재수시절 포함) mymy를 거의 끼고 살았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것과 같은 mymy 3 (출처 - 중고나라)
이렇게 휴대용 카세트와 컴퓨터 음악, 그리고 MP3 플레이어, 이제는 스마트 폰의 스트리밍 음악으로 인해 라디오를 즐겨듣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자동차나 우리 생활 곳곳에서
그리고 나의 사무실에서 아직도 라디오는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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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근처 모 사무실에서 오래된 파나소닉 라디오 한대를 보았습니다.
70년대에나 볼 수있었던 디자인인데 라디오도 잘 나오고 너무 깨끗하게 잘 보관한
이른바 요즘 유행하는 감성 중 하나인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던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이 요즘도 생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쿠팡에 물어보았는데
오마나~ 4만원대라고 하네요.
쿠팡에 물어보기만 한거 같은데 다음날 물건이 왔습니다.
이거야 원
다시 보낼 수도 없고 뭐.....
가죽 느낌 전혀 안나고 색깔만 비슷한 얇은 플라스틱 껍데기에 쌓여 있습니다.
그치만 그 감성은 살짝 느껴집니다.
뒷모습입니다.
왠지 정겹습니다.
대략 크기를 알 수 있겠지요?
옆면은 간단하게 이어폰 잭과 3.6볼트 외부 전원단자.
뒷면은 밴드 (FM/AM/SW) 선택 스위치와 건전지슬롯의 커버가 보입니다.
그런데 마무리가 참 조잡해 보입니다.
역시나 레트로 감성인지...
건전지 함 커버를 열었습니다.
사용하는 건전지는 1.5V D type 2개 입니다.
FM과 AM 그리고 SW(단파방송)을 들을 수 있습니다.
조작은 간단합니다.
딸깍 켜고 돌려서 볼륨 올리고 위에 있는 TUNING놉도 역시나 돌려서 주파수 맞추고...
방송 주파수 대역을 조정할 수 있는 BAND는 뒷편 스위치를 이용합니다.
오랜만에 풍부한 음량으로 SBS라디오의 컬투쇼를 KBS1 FM의 클래식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낮아서 궁궁거리지도 않고 적당하게 베이스와 드럼소리가 듣기 좋은,
혹은 많이 듣던 그런 음질로 지루하지 않게 들립니다.
궁금해도 뜯어보진 못하고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살짝 들여다 보았습니다.
역시나 정겨운 내부 회로 풍경입니다.
바리콘과 쵸크코일, 그리고 가변저항기, AM안테나...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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